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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멘타인 Oct 01. 2017

53. 당신 꿈

#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미안해.

어제 밤에 당신 꿈을 꿨어. 그러면 안된다는 죄책감을 꿈에서도 느껴 마음이 발버둥쳤어. 그래도 나는 모든 걸 뒤로하고 당신을 안았어. 그게 또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어. 꿈에서 행복함과 죄책감이 서로를 스쳐갔어. 나는 어떻게든 마음을 부정하면서 자꾸 당신을 따라갔어.


꿈에서 당신은 이제 그만하면 당신곁에 오라고 했어. 이제 너는 그래도 된다고 했어.


는 당신 허락을 받으면서 선뜻 대답하지 못 했어. 내게 숨어있는 비밀을 털어놓을까. 나는 사실 겁쟁이라 그럴 용기가 없다고. 그래서 계속 마음으로만 그리고 있다고.


당신이 이해해 줄 것 같지 않아.

당신은 나랑 다른 사람이니까. 그 다름이 우리로 만들 수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거니까. 나는 슬퍼서 엉엉 울었어. 꿈에서 술을 진탕먹고 당신을 찾아갔어. 꿈에서도 취기를 느낄 수 있어. 신기하더라. 팔딱이는 심장소리가 생생하게 느껴져 꿈인걸 잊을 정도였어. 당신은 말없이 내 등을 훓어내리며 내 심장의 고동을 세고 있었어.


너 많이 힘들구나.


그말이 좋더라.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그 말이 참 좋더라.


아침에 일어나 전화기부터 찾았어. 현실은 변함이 없고 우리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어. 내가 어제 당신 꿈을 꿨으니, 나는 당신 꿈에 찾아갈 수 없었겠지.


아. 꿈에서라도 당신을 마음껏 사랑할 걸 하는 생각이 들어 후회했어. 그런 일은 꿈도 꿀 수 없는 내가 바보같다. 미안해.


https://youtu.be/afxLaQiL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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