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

#클레멘타인 솔직에세이

by 클레멘타인

"마카 짱카야 돼"


외할아버지는 당뇨로 고생하시다 엄지발가락을 절단했다. 그 일로 소동이 많았는 데... 뭐더라? 꼭 절단까지 갈 필요는 없었다고 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할아버지의 딴딴할 발을 주물러 본 적이 있다. 그때 할아버지는 한참 소파에서 일어나지 않으셨는 데 활동이 어려우실 때였다.

여튼저튼 나는 발 지압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도 마사지나 몸에 관심이 많다. 아무튼 그래서 할아버지 발을 마사지해 준 적이 있는 데, 땡땡하게 굳은 발의 감촉이 지금도 생생하다. 정말 엄청 딴딴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없는 것만큼 눈이 가는 게 또 있을까. 엄지가 없으면 균형이 잘 안 잡힌다고 했던 것 같은 데. 아닌가. 그러지 않아도 되는 걸 시골 병원 의사의 추천으로 그렇게 되었다나 어쨌다나. 아무튼 집 안 병력은 당뇨에 고혈압에 암에 어마 무시하다.


내가 요즘 건강에 관심을 갖는 건 몸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달달 구리 한 걸 엄청 좋아해서 일명 '탄수화물 중독'이라고 할 수도 있다. 입이 달면 몸이 쓰다. 오늘은 특히나 허리가 왜 이렇게 콕콕 쑤시는지 일어났다 앉았다 할 때마다 입에서 절로 어구구구, 어구구구 하는 소리가 났다. 걷는 것도 힘들어서 종종걸음으로 걸어야 했는 데 그게 엄청 불편한 삶이더라. 그렇게 비둘기 코스프레를 하루 종일 하고 다니다 보면 인터넷으로 자꾸만 건강 먹거리를 찾게 된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나는 지금 야식을 먹었다.

이놈의 생각과 몸뚱아리는 이럴 때만 유체이탈이 되는 건가?


굳이 굳이 안 먹어도 상관없었는 데, 그걸 또 굳이 굳이 꺼내먹었다. 으앙. 후회된다.

이 죽일 놈의 야식은 약간 짝사랑이랑 비슷한 데, 자꾸 생각나고 뭐 그렇다. 요즘 매일 1일 1 빵 중인데 아 이래도 될까? 야식 생각은 언제쯤 10년 산 사람처럼 무덤덤해 질까.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뭐가 먹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온갖 음식을 찾고 있다.

게다가 운동을 다닌다는 이유로 아침까지 차려먹기 시작했는 데 결과적으로 4끼를 먹게 되었다.

아. 뭐 고해성사도 아니고, 무슨 한 풀이를 여기다가 이렇게 주절거리는지.

주인이 주섬주섬 대니까 더불어 고양이까지 날뛴다.

너도 뚱뚱 나도 뚱뚱.


TV에서 자꾸 건강으로 겁주는 데 걱정이다.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는 게 여실히 느껴지는 요즘이다.

발은 왜 이렇게 시린지. 집에서 양말 벗기 싫다.


아. 나 진짜 관리 열심히 할 거야! 하고 동네방네 소리 지르고 싶다.

얼굴은 자꾸 썩어가고, 몸은 이유 없이 무겁고, 곰 한 마리 업은 것처럼 피곤하고, 자도자도 졸리고, 의욕 없고, 허리 아프고, 달달구리 한 거만 좋아하는 거 보니까.


아무래도 내일부터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 그럴 수 있다면. 끄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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