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타인 솔직 에세이
미용실 가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자라면 미용실에 가서 수다도 떨고 스트레스도 풀어야 하는 데 저는 그 시간이 너무 힘듭니다. 이유는 다양한 데 그중 한 가지를 꼽으라면 바로 미용실 거울 때문입니다. 이상하게도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는 동안 거울을 보면 화들짝 놀랄 정도입니다.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세상 못생긴 여자가 멀뚱히 마주하고 있습니다.
이게 정말 내 얼굴인가 싶을 정도입니다.
이런 얼굴을 사람들이 매일 보고 있다니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그동안 우리 집 거울은 날 속여온 게 분명합니다. 게다가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은 멀뚱하게 나만 보고 있어야 하는 것도 참 고욕입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는 동안 다른 분들은 핸드폰을 하거나 책을 보거나 할 테지만 저는 딱히 뭘 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정말 거울 속의 나와 눈싸움을 한 시간 가량 하고 있다 보면 진이 빠질 정도이지요. 미용실에 앉아 있는 건 뭐랄까요. 약간 생각하는 의자에 강제로 앉아 있는 기분입니다.
어서 너의 잘못을 생각해봐.
(아, 저의 죄라면 화장한 얼굴에 그럭저럭 만족한 것 밖에..).
여담이지만 모 프로그램에서 아이 훈육에 쓰는 방법인데 정말 의자에 앉으면 그런 생각을 아이들이 해내는지 궁금하더군요. 약아빠진 저라면 오히려 나의 잘못 보다는 너 때문이야. 하면서 한 시간 내내 식식 거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그러고 나서 물어보면 '응. 반성했어. 내가 잘못한 거 같아.'라는 거짓말로 때우는 거예요.
아무튼 미용실 의자에 앉아 제 얼굴을 가만히 뜯어보면 참 가관도 아닙니다. 그동안 얼굴이 나름 갸름하다고 생각하던 일도 어디로 가버렸는지 울퉁불퉁한 얼굴과 짝짝이 눈썹, 여자인지 남자인지 헷갈릴 정도의 전체적으로 각진 윤곽을 가만히 뜯어보면 참, 못났다. 이런 생각이 절로 듭니다.
자기 비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물론 평소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는 어쩔 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평소에는 받아들이고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독 미용실 거울 앞에 앉아 있으면 빨리 도망치고 싶을 정도입니다. 정말입니다.
혹 누구든 외모로 자만하는 사람이 있다면 미용실로 데려가 거울 앞에 앉히고 헤어 시술을 해줍시다. 조금은 숙연해질지도 모릅니다. (물론 끝나고 난 다음에는 다시 샤랄라 해지므로 더 콧대가 높아질 수 있음)
*궁금한 건 미용실 직원분 헤어스타일은 왜 모두 화려한 걸까요. 샘플 같은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