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멘타인 솔직에세이
저에게는 싸움촉이라는 게 있습니다.
길을 지나다 마주보고 있는 연인이 지금 사랑을 속삭이는 지 싸움을 하고 있는 지 단번에 알아내는 겁니다. 그다지 쓸모있는 능력은 아니지만 아무튼 길에서 다투고 있는 연인들을 캬라멜 발린 팝콘을 찾듯이 쏙쏙 골라냅니다.
특히 주말이면 여행지에 사는 저의 능력을 발휘할 일이 많습니다.
일단 감정이 상한 사람들은 세상과 단절된 포스를 풍깁니다.
아무리 거리에 사람이 많아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약 1미터의 간격을 두고 묵언 수행을 하거나, 마주보고 서서 서로를 맹수처럼 노려보는 연인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발걸음을 살짝 늦춰 무슨 일일까 엿듣다보면 사실 그닥 중요한 사항은 없는 듯 합니다.
대부분 니가 아까 그랬잖아...와 같은 상황 묘사나
그럼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와 같은 질문이 반복됩니다.
그러다 한 사람이 등을 돌려 휙 -
물론 관광지까지와서 전쟁 문제나 기아,난민,환경 오염 동물 복지 등으로 길에서 격하게 논쟁하는 커플은 드물겠지요. 있으려나.
그러고보니 저 역시 당시에는 엄청 중요한 사항이라 목숨 걸고 이겨야 하는 논쟁거리들도 시간이 지나면 유치한 신경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일들이 많았습니다.
한 번은 상대의 신발 스타일이 발단이 되어 서로를 비난하다 억울함과 서운함에 눈물을 쏟은 적도 있습니다. 에헴.
모쪼록 여행을 갔다면 ,
더불어 사랑하는 사람과 갔다면,
저의 커플 싸움 레이더 망에 잡히지 않도록 해주세요.
제 블로그의 주인공이 되시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따지고보면 사랑한다는 사실 하나로도 꽤 괜찮은 삶입니다.
그 외 나머지 시간은 대략 소똥 무덤같은 시간 아니겠습니까.
*역시 대세는 혼자 왔다 둘이 가는 여행이 최고 아니겠습니까 . 아. 그 반대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