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횡단보도 아래 작은 사랑이 떨어져있다.
저마다 잰 걸음으로 어딘가 향하고,
이유도 모른채 마음만 재촉할 때,
사랑은 그 자리를 서성이며 여즉 오지 않은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는 누군가는 바쁘거나 바쁠 예정이었다.
지금 차를 몰거나,
늦은 점심을 먹거나, 열이 챈 아이를 씻기거나,
밀렸던 책을 보거나, 마감 정산을 하고 있다.
어쩌면 간밤에 들은 소식에 허망해하거나 자신을 모욕한 상대를 저주하고 있다. 뉴스를 들으며 제 인생을 비관하거나 마음에 안 드는 삶의 불행들을 격하게 서러워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떨어진 사랑은 그 누군가가 바쁘지 않을 때까지 단지 서성거린다.
도로독, 도로독 제 혼자 구르며
당신이 사랑임을 알아봐줄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린다.
당신의 발 밑에 그 사랑이 혼자 떨어져있다.
그 사랑이 홀로 당신을 알아본다.
그러나 누군가 바쁜 걸음을 멈춰 말 건내길
단지 기다린다. 기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