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눈이 내렸다고 했어.
사진 속 넙죽한 콘크리트 바닥 위로
희고 보드라운 솜털이 돋아 있었어.
나는 거기는 괜찮냐고 물었어.
너는 다 괜찮다고.
살다 보니 결국 쏟아지고 뒤덮이고 다시 멈추는 게 반복될 뿐이라고.
그게 일상이 되면 뾰족한 의문 같은 건 진즉에 다 흩어져버린다고.
그렇구나.
나도.
이제 나도,
눈이 쏟아지면 싹싹 쓸어 모아 바짝 끌어당길 거야.
너는
그으래?
응.
내 방 귀퉁이에 앉아 있는 저 그림자들 위에 누워
머리 끝까지 뒤덮고,
머릿속에 춤추는 의문 따윈 멈추고,
기대 없는 하루를 일상으로 만들 거야.
나도 그래야지.
나도 너처럼,
나도 눈처럼,
그렇게 해야지.
하지만 왜 일까.
잘근잘근 씹어 삼킨 말들에 체 할 것 같아.
구겨 넣은 진심에 배앓이를 하고 있어.
문문 비행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