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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레멘타인 Nov 30. 2017

80. 석고

#바다를 사랑한 클레멘타인

정물처럼 앉아 당신이 열중하는 모습을 바라만 봐요. 

당신의 가는 눈매를 따라 심장이 슥슥 선을 그려요.

삶에는 바라만 보아도 기운이 돋아 행복해지는 것들이 존재해요.

굳이 무언갈 하고 있지 않아도 마치 무언가 하는 사람처럼 마음이 그래요.


빛을 살라먹고 삶의 그림자가 등 뒤로 물컹거릴 때

당신이 내 곁에 가까이 와주었으면, 하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우리 사이에는 언제나 일정한 간격이 있어요. 

정형화된 나는 더 커질 수도 작아질 수도 없어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죠.


할 말이 너무 많아 도무지 아무 말도 안 나오는 날

붙박여 사는 삶은 언제나 외사랑뿐이네요.

이대로 당신을 안고, 당신을 만지고, 당신을 느낄 수 있다면.


이 공간을 견디기가 힘드네요.


딱딱한 나는 딱딱한 사랑밖에 할 줄 몰라요.

넘어지고 비틀리면 바보 같이 깨지는 사람이에요.

그저 어두운 밤 구석에 우두커니 기다려요.


나는 혼자예요.

그래서 그냥 당신을 기다려요.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밤 - 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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