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주머니에 손을 넣고 기다리면 당신일 것 같아서,
건너편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깜박이면 당신일 것 같아서,
놓쳐버린 22번 버스 뒷좌석에 그림자 당신일 것 같아서,
코트 위에 떨어지는 첫 눈이 당신일 것 같아서,
스쳐가는 모든 것들을 뛰어넘어 무작정 기다리다보면
긴 기다림이 언젠가는 당신일 것 같아서
내딛는 발자국, 발자국마다 그리움의 무게가 깊어진다.
붕 떠오른 먼지들 사이를 여행하는 사람처럼,
여기저기를 떠도는 작자 미상의 글귀처럼,
느릿느릿 제자리를 맴도는 회전목마처럼,
가방 안에 한 번도 뺀 적 없고, 한 번도 쓴 적 없는 물건들처럼,
인연과 절망의 교차로에서 당신이라는 긴 사랑을 앓고 나면
다 알게 된다.
다 알게 된다.
양희은 산책 with 이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