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클레멘타인 Apr 17. 2018

106. 담담

#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



어디에도 내 자리는 없었던 가난한 날에도 나를 끌어안아 주던 사람이었다. 내 것이 아니었기에 더 간절했던 당신을 사랑하는 건 때론 무모하고 때론 비밀스러웠다.


당신을 보기 위해 나는 해가 뜨길 기다렸고

내 마음을 보기위해 정신을 잃을 때까지 술을 마셨다.

안된다는 선택지 밖에 없을 때도 나는 당신 앞을 서성였다.


'사실은 말이야...'로 시작하게 되는 모든 것들은 뭘까.


우연히 펼쳐든 한 문장에 못 박혀 헤어나오지 못 하는 것.

익숙한 이름 세글자에도 마음이 바스라지는 것.

앞서 간 당신의 발자국에 내 발을 몰래 맞춰보는 것.

당신의 귓볼에 살짝 입맞추는 것.


스치는 모든 게 희망이었고 동시에 절망이었다.


마음의 교차로에 서서 울어본 사람은 안다.

벌게지고 들썩이고 숨이 막히다 결국 모든 걸 받아들일 수 밖에 없던 마음을.

 다 알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그 마음들을.




@클레멘타인




매거진의 이전글 105. 당신 거기있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