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8
돌아올 것처럼
떠나가던 뒷모습은
눈이 오고 비가 내려도
이 자리 어딘가에 남았더라
나는
그 길목에서 돌담 하나를 쌓고
저녁마다 등불을 켜둔다
언젠가 다시 마주칠 때
길을 잃지 않으라고
네가 머물던 자리는
아직도 따뜻한 것을 너는 아는지
그 자리에 서면
지난날의 바람 소리가 들리고
새들이 울던 저녁의 냄새가 난다
하지만 그 자리에 너는 없다
나는 오늘도 먼 길 위에
작은 발자국 하나를 기다린다
그것이 내 오랜 허사인 줄 알면서도
나는 기다린다
머잖아 눈이 내릴 것이다
그러면 나는 눈길에 또
너의 이름을 적을 것이다
그리고 바람이 불면
그 이름은 흩어질 것이다
흩어진다 해도 나는
기다릴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