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4
너는 밤이 깊어질수록
내 이름을 부르고 있겠지.
낮은 숨결로, 가만히,
손끝으로 더듬듯이.
나는 안다,
그리움이란 것이란 건
이마를 스치는 바람 같아서
닿을 듯 닿지 않고
멀어질 듯 깊어지는 것임을.
너는 나를 기억하고
내가 지나던 자리마다
밤이 더 조용해지는 걸 알겠지.
나는 바람처럼 스며들어
네 어깨 위에 가만히 내려앉고
너의 손끝을 지나 흐르리라.
그리워라,
그리움이란 것은
눈을 감으면 더 선명해지고
잊으려 하면 더 또렷해지는 것.
너는 나를 품고
나는 너를 남긴 채
어느 한곳에 머물러 있겠지.
그러니 너무 아파하지 말거라.
나는 네가 부를 때마다
밤의 틈을 따라 너에게 가
그리움을 덧대고,
그리움 속에 머무를 테니.
아무리 덧 없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