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1
나는 그날종이 한 장처럼 마음이 얇았다말도 없이 쌓인 두려움이바람결처럼 나를 흔들었지
그 종이는손바닥 안에서 작게 떨었고어디 한 구석이 찢어졌는데바람은 그 방향을 기억하지 않더라
너는부엌 문틈으로 햇살을 닮았고겨울 저녁 발목이 차다고 했지그게 마음의 중심이어야 했는데나는 그 무게를 잊었다
그래서나는 오늘도다시 그 구겨진 종이 하나를 꺼내어조심히 접는다너에게 가닿는작은 비행기 하나를
쓰는 사람. 마음을 쓰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 이야기 듣는 일을 하면서 마음을 일렁이는 일상과 작은 생각을 소분합니다. 많은 것들에 미안해하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