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돌고 돌아

#740

by 조현두

당신은

내 마음을 살짝 갉은 후

노란 나비 되어 날아갑니다


햇살도 울음을 멈춘 오후

파랑으로 내려앉은 세상에서

당신은 희게

아주 희고 조용히 날아오르십니다


나는 여기

당신이 비워두고 간 자리에

다시 잎 하나 틔우고

익지 않은 꽃을 기다리려 합니다


바람이 한 번 더 지나간다면

그 꽃잎도 언젠가

당신의 이름을 흘릴 수 있을까요


시간이 아무렇지 않게

또 오늘을 돌려준다면


그때엔

내 안에 남은

달콤한 괴로움도

하나쯤은 가져가 주세요


그리고 날 기억한다면


당신을 닮은 꽃을

어딘가에서 마주친다면

너무 오래 머물지 말고

가볍게

눈인사만 건네 주세요


꼭 한번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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