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한 그늘에 잠기어

#747

by 조현두

당신은 언제나

먼저 깨어나는 산이었습니다

흠집 난 내 돌벽을

이끼로 덮어주고

금 간 마음 위로

강물처럼 흘러내렸습니다


당신의 품은

아이들의 울음을 바람처럼 안아

낮은 등불도

밤하늘의 별빛처럼 밝혔습니다

나는 그 곁에서

조금은 덜 서툰 사람이 되었습니다


나는 알았습니다

당신의 무성한 잎사귀가

사실은 더 큰 그늘이 되기 위한 것임을


그 그늘 아래서 나는 비로소 사람으로 자랍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는 과자를 구우며 널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