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병은 깨지기 위해 존재하던가

#750

by 조현두

유리병은 맑다

그러나 그 맑음은 깨질 이유다


햇빛이 스치자

벽면에 가는 금이 번진다

꽃잎은 빛을 마시며

더 빠르게 시들어간다


우루한 삶은 안전을 약속하지 않는다

빛은 칼날이고

숨결은 균열을 키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붙든다

구원이 아니라

사람답게 피어나기 위해서


사랑은 언제나

부서짐 속에서만

자신의 얼굴을 드러낸다


우루한 삶

우루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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