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보지 않는 너

#781

by 조현두

헤어지자는 인사는

말보다 먼저 끝나 있었다

우리는 다만 예의를 나누었을 뿐

손끝에 남은 체온은

이미 각자의 주머니로 흩어지고 있었다


너는 천천히 멀어졌다

멀어진다는 말보다

작아진다는 말이 더 어울리게

어깨가걸음이숨이

도시의 소음에 섞여

하나씩 덜 보이게


나는 그 자리에 남아

움직이지 않는 법을 연습했다

붙잡지 않는 것이

사랑의 마지막 형태일지도 모른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사람이 멀어질 때

사라지는 것은 몸이 아니라

함께 서 있던 방향이라는 걸

그제야 알았다


끝까지 바라본다는 것은

다시 부르지 않겠다는 약속

눈에 보이지 않게 된 뒤에도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하는 일


너는 끝내 돌아보지 않았고

나는 그 사실을

오래도록 받아들이는 쪽을 택했다


멀어지는 등을 향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마음이

가장 큰 인사라는 것을 늦게

아주 늦게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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