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by 조현두

떠나고 싶었다

나는 내 지겨운 일상에 지쳤고

어디론가 쉴 곳

지친 나를 떠맡길 곳이 있어야 했다


그 먼 길

그래서 만나고 싶었다

누구와도 함께 갈 엄두가 나지 않아서

나는 먼 길 끝에 있는 누군가를 만나러 갔다

알지도 못한 누군가에게

있는 그대로 나를 떠맡기고 싶었다


그런데 거기서 만난 누군가는

그 누군가가 아니었나 보다

그 누군가는 이제 정말 누구가 되었다

그 먼 길

그 끝에서 나는 혼자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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