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을 걷는 일처럼

by 조현두

투명한 파도

흰 거품 따라 올라와

잠시 머물다가는

하얀 모래 해변을 너와 걷고 싶다


너와 내가 발맞추어 걷는 자리

그 첫자리가

스르르르 물살에 밀려

무너져갈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되어 잊히지 않을 순간들을

거기 어디엔가 새기어 오랫동안 품겠다


그러면 우리가 걸은 발자국

뜨거운 가마에서 나온 하얀 도기가 된 것처럼

희게 빛나지 않을까

우리 발 끝에 묻은 모래알처럼 빛나진 않을까


혹여 스르르 사라지더라도 무너지더라도 말이야

해변을 걷는 일처럼 너를 사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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