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달빛

by 조현두

어쩐지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어두움 속에

천만개가 넘는 별들이 란하게 빛나더라도

작고 하얀 달만 환히 떠오르면

재잘거리며 요란하던 별빛들 고요해진다


너는 나의 달빛

너만 떠오르면 다른 찬란하던 것들

어느샌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푸르른 하늘로 녹아버린 희멀건 구름

얇고 가녀린 거미줄 같은 바람에 흩어지고

달빛 넘실대는 밤하늘 아래

널 생각하는 시간이 지나는데


나는 그 시간 고요히 흘러넘치면

이렇게 손 끝으로 너를 쓰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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