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행

by 조현두

검은색보다는 푸르고

푸른색보다는 거뭇한

그런 하늘


별빛은 구름에 덮이고

달빛은 총기를 잃을 때


일상은 가을밤 한낮은 온기처럼 잦아들고

녹녹지 않던 고단함은

내 발끝을 타고 허리를 움켜쥐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가만히 자리에 누울 뿐이다


이 밤에 내게 총총

걸어오는 것은 걱정이다

일상이 자리를 비운 동안에 찾아오는 걱정의 시간

검은색도 푸른색도 아닌 밤은 걱정이 야행하는 시간

그대의 일상을 앗아갈 시간이다

매거진의 이전글눈밭을 지나야 이별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