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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두

형 밥 먹었어? 그날은 마침 일이 많아 피곤했고, 나는 입맛이 없었다. 나는 어서 씻고 싶어서 무신경하게 아니라고 대답하고선 미적지근한 물온도로 샤워부터 했다. 개운하게 씻고선 이제 정말 쉬어야지하고 나오니 동생이 제 용돈으로 샀다며 냉동만두를 굽고 상에 차려준다. 만두피가 거뭇한게 라면도 제대로 못하는 녀석이 센 불에 태워먹었나보다. 미심쩍은 만두의 몰골에 젓가락이 마땅찮았는데, 역시나 한입 먹은 만두 속은 차갑기까지 하다. 이 만두 다시 잘얼리면 반품도 될것 같아서 심란한데 먹을만 하냐는 동생의 한마디가 천진하게 더 해진다. 그런데 그 말에 만두가 어쩐지 조금 더 따뜻해지는게,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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