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by 조현두

경쟁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경쟁에서 지면 내가 너무 비참한 마음이 들어서, 억울한 마음이 들어서, 내가 못난 사람이라 낙인 찍히는 듯하여 경쟁을 피하고 살았다. 그럼에도 삶에는 피하지 못하는 경쟁이 있다. 그럴 때는 내가 하는 것을 얼마나 잘 하는가보다 경쟁자는 과연 어떻게 하느냐를 신경썼다. 경쟁자가 나보다 잘하지 못하면 안심하면서 말이다. 그럴 때엔 내가 잘하는 일보다 경쟁자가 나보다 못하는 일이 더 중요한 일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경쟁하기를 관두었다. 그리고 여전히 경쟁상황을 피해다녔다. 결국 나는 어디에 내놓아도 경쟁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다시 말하자면 어디 내어놓아도 한참 모자라다. 그러면서, 경쟁을 피한 덕분에 나는 얼룩덜룩한 나만의 무늬를 갖고 있었다.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유일한 무늬는 경쟁이 될 수 없었다. 가끔 이것이 좋은 건가 나쁜 건가 질문하지만, 답은 내가 내 무늬를 썩 마음에 들어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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