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

by 조현두

당신이 어느 소도시 구석진 곳에서 작은 불빛을 본다면, 아마 그 빛은 내가 근근히 살아가기 위해 쓰는 작은 사치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삶을 부비고 있는 이 빌라에서 나도 여느 집처럼 이웃을 두고 산다. 내가 퇴근 후 귀찮음을 한가득 차려 먹는 저녁 시간이면 그 이웃 사람도 이 꼭대기층까지 온 계단을 터벅터벅 울리며 올라온다. 조심히 올라올 수도 있지만 그럴 수가 없는 것이 그 발자국 옆엔 언제나 앙증맞게 두걸음 씩 걷는 발자국이 함께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 두걸음의 주인공께서는 계단을 올라오면서 숨도 차지 않는 것 같다. 항상 조잘대며 올라오기 바쁘다. 그러니 나는 그 계단을 터벅터벅 울리는 묘한 걸음을 받아줄 수 밖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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