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

by 조현두

새로 이사 온 집을 다 깨끗이 청소해서 이제 전 세입자의 흔적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욕실 창틀에서 라이터가 나왔다. 나는 비흡연자이니 내 것은 아니다. 거기에 전 세입자가 쓰던 조금은 녹슬어있지만 아직 가스는 충만한 라이터 2개가 있었다.

천장, 벽, 문, 창문 모두 담배 찌든 때가 가득하던 이 집을 내가 몇날에 걸쳐 닦고 닦느라 참 힘들었기에 처음엔 그 세입자가 참 싫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내가 이 집을 구경 할 때 보았던 그의 흔적을 떠올려보니 마음한 구석에 측은함 올라온다.

칫솔 하나와 면도기 뭉치만 있던 욕실, 그럴싸한 살림살이 없던 싱크대, 이부자리 하나 덜렁있던 방과 변변한 옷걸이도 없던 장면들.

입주 후 한동안 전 세입자의 전기요금이 밀려있던 고지서를 받았던 것이 문득 생각난다. 참 그는 외로웠던 사람이 아닌가 한다. 어디선가 잘 살고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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