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하늘에 내 이름을 불러본다. 하얀 종이에 적어본다. 내 이름 세글자 툭, 툭 적어본다. 내 입과 손에서 나온 내 이름. 이것이 내 것일까. 그런데 왜 그리 낯설까. 내 이름을 내가 말하는 일과 내 이름을 내가 적어보는 일이 나의 것 같지 않다. 낯설다.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준다. 언제나처럼 친근하다. 가을의 햇볕처럼 익숙하다. 내 이름은 내 것이 아니었나보다. 날 부르는 당신의 것이었나보다. 나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지만. 날 가진 당신은 나의 것이 되길 바라며 당신의 이름 세 글자, 사랑스럽게 불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