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만히 누워 손잡고 일에 대해서 이야기 한적이 있다. 그러다보니 언젠가 나의 일이 참 부끄러웠던 순간을 떠올렸다. 나의 일은 참 역설적이게도 어느 누군가가 참 힘들어야지 일을 할 수 있고, 그러한 사람들이 많을 수록 그 가치가 높아져가는 애처로움을 가졌다며 말이다.
그리고 떠올렸다. 어디서 고독하게 죽어 세상에 며칠씩 죽은 육신으로 형언하기 어려운 흔적을 남긴 자들의 이야기를 말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남긴 흔적을 치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일은 숭고하지만 죽어버린 외로움을 닦아내는 일이다. 외로이 떠난 자들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던가. 중요하지만, 숭고하지만, 그렇지만으로 생각되는 애잔한 역설들이 내게 가만히 말을 걸어왔다.
가끔은 그냥 학교에서 시끄러운 아이들을 타이르는 교사나 짙은 뙤약볕에서 묵묵히 밭일을 하는 농부가 되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런 일들은 꼭 필요하면서 어떤 슬픔을 닦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자연스럽지 않을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생각해본다.
그래 어찌보면 나의 일도 자연스러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슬픔과 외로움으로 직접 먹고 살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한다면 조금 더 자유로웠을까 생각해볼 수 밖에 없다. 그런 생각에 묻힌 나는 가만히 눈을 감고 숨쉬다. 떠나가지도 않을 사람의 손을 더 꼭 잡아보며 날 달래 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