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곡고택에서

#285

by 조현두

수더분한 고택의 창호지로 된 문을 열어젖히고

문지방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여름 밤하늘을 넘어오는 바람

낯선 방안으로 서글서글하게 초대해본다


동녘 멀리서 차오른 보름달

하얀 구름으로 짠 면사포 너머에서

살며시 웃는 까닭은 무언지 알길이 없지만


샛별의 향기만은 초록 잎 틈바구니로

새초롬하게 내려앉아

벌써 짙어진 더위를 가벼이 만들고 있으니

어느덧 7월이다

어느덧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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