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수 없는 삶

#286

by 조현두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그대 기억나지 않는 일

아무런 일이 없을 때마다

시간의 바깥에 서서 그대를 그리던 일들

점차 옅어지고 맙니다


지나버린 시절

아름다웠다는 흔적은 남기었던가요

지고한 계절에 피었던 꽃

어떤 모습을

어떤 향을 바람에 문질렀을까요


그래요

사랑은 바래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별 수 없는 삶입니다

그냥 이름을 불러보고 싶습니다

그대 불러보고 싶습니다

별 수 없이

보고 싶습니다

어쩔 수 없이 바래진 것들이 유독 그리워지는 그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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