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하늘은 뒤로 감춰둔 손에서
멀건 구름을 꺼내어 놓았고
이내 파란 웅덩이에
까슬까슬한 천둥을 그린다
여행이란 익숙한 곳을 떠나
어느 먼 곳으로 가는 일이라지만
먼 곳을 떠나 익숙한 곳으로 돌아오는 일까지
모두 마쳐야만 여행이란 끝나는 법이다
그래서 인가
생각할 틈도 없이 허겁지겁
다시 일상이 묻은 장소로 오는 이유란
그 먼곳에다
무언가를 두고 오기 때문이다
그래 우리는
아주 먼곳으로 가서 스스로를 그 곳에 놓아두고 온다
그래서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은 허겁지겁 쫓기고
그래서 여행에서 돌아오고나면 헛헛하고
그렇게 여행에서 무언가를 익숙하게 버리고 온다
익숙한 나를 먼 곳에 두고 온다
까슬한 바람에 흩어지는 마음을 부여잡고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