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서

#296

by 조현두

스륵 스륵

금속이 서로 비켜가는 소리에 맞추어

여린 여자의 검은 머리칼이 떨어진다


길었던 시간이 담긴 머리칼

햇볕 닿은 눈송이처럼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쏟아진다


그리운 마음 품을 수 없어

떠난 사람에 대한 추억 머리칼에 담아

서걱 잘라 보낼 수 밖에 없을까


무거운 추억에

머리가 떨어질 것 같아서

눈물이 떨어질 것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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