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여름아

#389

by 조현두

뜨겁다 못해 익어버릴 듯한 볕

초록 산 푸른 하늘에 멈추지도 못하는 흰 구름이 내려 앉은 과거

찬란한 여름이었다


날 것 그대로 날카로운 객기는

흩어지지 않고 어디엔가 있었던 듯한데

오고 간다는 말도 없이 앉은 자리 따스함만 남겨둔다

찬란한 시절이었다


어쩐지 늙어버린 것은 아닌데

늙어버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바다가 시작되는 길 위에서 들려오니

찬란함은 눈을 시리게 할 뿐이다 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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