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볕 아래 봄꽃 피던 기억을 떠먹는다

#431

by 조현두

엷은 가을볕 스미는 낡은 벌

나는 포근한 언덕에서 이 벌

가만히

조용히

내려다

내려다

보았다


지난 봄 저기 어디에

저 벌 가장자리

노랑꽃 피던 그 자리 옆에

아주 일찍 피던 매화 있었지


저기에 매화가 있었지

꽃이 폈었지

그 봄

아주 이른 꽃이 폈더랬지

내가 기억하고 있네

그 봄 엷은 가을볕 닮은

하얀 매화가 피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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