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소리를 내어준다면

#440

by 조현두

지난 휴일은 꼼짝 없이 집안에만 있었다

해야 할 일들은 한적도 없는데 한 것처럼 늘어져

결국 방바닥에 들러붙은 마음을 쭉 찢어야했다

스치는 바람에도 부산스레 날리는 투명한 피를 흘리며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집 밖으로 나간다

나무가 붉게 물들어가면서 조용히 시절을 알리는데

문득

나는 나무가 소리를 내어준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 시절 놓지 않게

붉어지는 소리 내어준다면 좋겠다고

나를 불러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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