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사랑한 은행

by 조현두

한 무리 은행나무들

해바라기도 부러워할 노랑으로

개나리보다 짙은 화려함을

덧입는 계절에


그 가운데 한 은행나무

아직 여름을 그리워하는 걸까

푸르른 모습 그대로 잎을

하나씩 떨군다


지나간 여름이 다시

돌아올 적에 자길 혹시나 잊을까

푸른 잎 끝 바스러지는데도

놓지를 못한다


때를 잊은 저 잎들

그리움과 미련과 아쉬움이 담겨져

지난여름을 깊이 사랑했던 마음

하나씩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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