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는 일렁이는 별빛에 흔들리며 웁니다
찌리이이이익 찌리익
하찮은 울음에 실린 텁텁한 더위가
문득 안부를 묻습니다
내게 희무끄레 해진 것들을 나는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다
흐르는 땀에 쓸려내려가서 끈적이는 숨결마냥
잊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내 가녀린 삶에서 어느새 희미해지는 일이 서글프긴합니다
철 없던 시절 걷던 여름밤
이제는 조금 초연해졌을까요
이름 모를 날벌레는 오래 된 등갓을 하염없이 휘저어
내 오랜 부끄러움을 부끄럽게 부르는 지휘자가 됩니다
당신과 내가 만난 것은 행운이였고
당신과 내가 돌아선 것은 사고였으며
당신과 내가 잊지 못하는 것은 운명이 되었으니
그저 먼 곳으로 답장을 적어봅니다
자그마한 욕심이라면
당신도 나에게 편지를 적어두면 좋겠습니다
내가 당신을 어디선가 다시 만나는 날
모두 몰아서 볼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