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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현두 Aug 18. 2024

서른즈음에 꿈을 떠난 이야기

#562

서른즈음에는 어쩐지 알 것 같다

아 나는 앞으로 이대로 사는 구나

여지껏 먹어왔던 걸 먹고

여지껏 입어왔던 걸 입고

여지껏 만나던 사람들을 만나겠구나

다른 곳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더라도

다른 곳에서 다른 걸 먹고 입더라도

나는 지금을 기준으로평안하게 느끼겠구나


꿈이 있었다

낭만이 가득하기보다는 현실적이어서

그저 사랑하면서 사는 일을 하는 것

이상주의자인 마음과 현실주의자인 정신이 마주하는 그 틈바구니에 나의 꿈이 있었다

그래서 서른즈음엔 아마 나 말고도

먼산에 대고 말하게 된다

한 때 그대도 나의 꿈이었다고

꿈이 있었다는 사실에 기쁘다 되지 못하였어도 나의 꿈이였으니

서른즈음에 어쩐지 알아버린 것 같다

다시 꿈을꾸고 살아가지만 그때의 결은 아니게 되고 만다


나의 꿈이었던 것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내가 너희들을 꿈꾸어서 좋았었냐고

나는 좋았다고 대답하고 싶다

그래서 서른즈음까진 살았던 것 같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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