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하지 못한 요구

#575

by 조현두

별들이 예견하던 밤

높은 봉우리 낮은 바람

하늘이 내려다보던 입맞춤


기민한 마음에 비해

단호하지 못한 요구는

가문 여름볕 아래 풀잎처럼 타버렸다


우리는 매미처럼 그 여름을 울었다

헤어짐이 그토록 아쉬웠던 이유를 아는 듯

상처 받은 짐승들처럼 서로를 핥아야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대숲을 거닐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