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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너블 티처조 Mar 26. 2020

019 창업 태도, 돈, 돈, 돈!

달콤한 돈을 대하는 덤덤한 태도

돈 얘기를 해볼까 한다. 돈 얘기에는 건방진 말투가 어울릴 것 같아 첫 문장을 평소와 다르게 시작해봤다. 일단 나는 돈이 많지 않다. 그렇지만 사업을 시작한 이후 태어나서 가장 큰돈을 벌어봤다. 신기하게도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갖고 있던 돈에 대한 생각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조금씩 변하게 되었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각종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전단지, 횟집, 고깃집, 공사판 등 웬만한 일은 거진 건드려봤다. 우연찮은 기회로 중학교 3학년 때 롯데리아에 취직했다. 당시 시급은 1,500원이 조금 안 됐다. 한 달에 20만 원 남짓 받았다. 그렇게 일찍 '돈 맛'을 알게 되자, 사고 싶은 물건, 먹고 싶은 음식, 입고 싶은 옷은 모조리 샀다. 돈은 달콤했다.



그러다가 22살 되던 무렵, 영어 강사로 데뷔했다. 이른 나이에 대형 어학원에 몸담으며 분에 넘치는 돈을 벌었다. 마침 학원에서 일을 배우고 전문성을 기르고 있던 터라 딱히 돈을 쓸 시간이 없었다. 다행히 내 한 몸을 챙기기에는 경제적 어려움이 없었다. 가끔 누가 돈에 대해 물어보면, 지금 생각하면 건방지게도, 타인의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 돈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떠들어댔다. 돈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을 돈에 대해 자유롭다고 착각했던 20대 철부지였다.



하지만 당신이 개인 사업을 시작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돈에 대해 민감해야 한다. 돈을 공부해야 한다. 부동산과 주식을 말하는 게 아니다. 사업에서 어떤 일을 벌이건 돈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쉬이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품을 만들건, 서비스를 출시하건, 돈 없이는 아무것도 생산할 수 없다. 어디 그뿐인가. 사업은 일분일초가 돈이다. 숨만 쉬어도 임대료가 나간다. 게다가 때가 되면 납세 의무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





대다수 초보 사업가들은 "돈을 좇으면 안 돼. 일을 하다 보면 돈은 자연히 따라오는 거야."라고 말하며 돈에 대해 쿨한 태도를 지닌다. 하지만 그럴수록 무리한 베팅을 하거나 안일한 태도로 사업을 운영하게 된다. 사업은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을 '돈'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그 과정에서 보람과 쾌감을 느끼며, 나아가 다른 사람을 도와주며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끼는 일이다. 그렇지만 돈은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내게 주는 것이다. 이 간단한 사실만 알아도, 돈에 대한 오해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다.



돈에 대한 태도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책 제목처럼 <나는 지구에 돈 벌러 오지 않았다>라고 생각하며 돈 외에 다른 것에 집중할 테고, 다른 누군가는 <나는 4시간만 일한다>의 저자처럼 경제적 자유를 얻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는 돈 없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20대에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 사업을 통해 정직하게 돈을 벌어, 내가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딱 그만큼의 자유는 누리고 싶다. 


https://learnab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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