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체크해 보면 좋을 세 가지 포인트
앱 시장은 매우 경쟁적이며 이미 과포화 상태에 다다랐습니다. 애플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는 합쳐서 5.7백만 개의 앱이 존재합니다. 유능한 디자이너와 마케터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53%의 사용자는 앱을 다운로드한 지 30일 이내에 삭제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골든타임 내 유저의 스마트폰에서 우리 앱을 지킬 수 있을까요?
온보딩은 사용자가 앱과 처음 만나는 시점인 만큼 강력한 제거 포인트입니다. 이때 복잡성을 최소화하며 우리 앱이 가진 가장 중요한 장점만을 확실히 전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생각보다 인지가 어렵습니다. 저 역시 앱을 만드는 메이커 입장에서는 인지하지 못했는데, 몇 번의 인터뷰를 통해 앱의 온보딩 과정이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경험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저는 다음 요소들을 체크해보고 있습니다.
복잡한 가입 절차
유저가 아직 앱에 직접적인 가치를 느끼지 못했는데, 가입을 위한 너무 많은 입력 타입의 정보를 요구한다거나 인증 이메일 요구등은 피해야 합니다. 온보딩시 가입 전 핵심 기능 및 탐색을 체험해보게 한 뒤 액션을 실행할 때 가입 화면을 띄우는 것이 이탈을 막는 효과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갑자기 시작하는 설문 절차
역시 가치를 느끼기 전 유저는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이때 목적이 모호한 설문 절차는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온보딩 직후 핵심 기능의 부재
사용자가 온보딩 직후 첫 페이지(Average fold)에서 핵심 기능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특히 두 번째 메뉴에 있거나 첫 페이지의 스크롤 하단에 존재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너무 긴 제품 투어
제품 투어는 사용자에게 짧고 명확하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길이가 너무 길거나 아예 제품의 교육 수단으로 사용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온보딩이나 핵심 기능 사용직전에 적절히 제품 투어의 내용을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앱의 나쁜 사용자 경험만큼이나 너무 많은 저장 공간을 차지한다거나 튕김 현상 때문에 삭제될 가능성도 무척 높습니다. 더불어 웹 서비스라면 혹시 있을 월별 트래픽 제한 등을 미리 체크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래는 샌드버드의 기술 블로그에서 발견한 사용자가 앱을 제거하는 이유에 관한 통계입니다. 생각보다 스토리지가 꽉 차 있거나, 기술적 문제가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사용(39.9%)
제한된 스토리지(18.7%)
과도한 광고 (16.2%)
과도한 알림(12.6%)
혼동 (5.4%)
기술적 문제(5.4%)
기타 (1.6%)
위 통계의 40% 가까이 되는 미사용 유저의 마음을 상상해 봅시다.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다른 더 나은 앱보다 비슷하지만 경쟁력이 없을 경우 장기간 손이 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방금 확인해 보니 제 휴대폰에도 그런 앱이 많군요. 경쟁 우위를 만드는 것은 사실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입니다.
우리 앱의 경쟁 가치를 확인해보고 싶다면 간결한 한 줄로 이를 정의를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 생각보다 잘 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때는 우리 앱이 풀고 있는 문제로 관점을 바꿔보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유명 기업들의 핵심 가치를 문제 해결 관점으로 치환해 본 것입니다.
에어비앤비: 지역 호스트를 통한 현지인스러운 여행 경험
마켓컬리: 프리미엄 온라인 식료품을 빠르게 배송
소카: 가까운 곳에서 비대면으로 차량 렌트
특히 경쟁 우위에 해당하는 실제 사용자의 경험이나 리뷰는 무척 가치가 높습니다. 이 경우 동의를 얻고 온보딩이나 스크린숏에서 핵심 가치 옆에 배치하는 것이 무척 도움이 됩니다. 만약 앱의 가치나 핵심 기능이 변경된다면 온보딩부터 업데이트를 빠르게 해줘야 합니다.
정확히 유저의 앱 삭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구글 애널리틱스나 믹스패널 같은 툴을 통해 퍼널 전환율을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앱의 특성과 카테고리에 따라 퍼널별 이탈 이유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앱 삭제를 줄이기 위한 보편적인 방법들은 존재합니다.
온보딩과 가입의 단순화
앱의 가치가 잘 전달되지 않는 온보딩 페이지가 끼여 있다면 한 장이라도 줄이는 편이 좋습니다.
콜드스타트 문제
데이팅이나 모빌리티, SNS 등은 유저나 제휴사가 적을 경우 몇 번 넘기다 보면 더 이상 취할 정보가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럴 경우 특정 지역이나 동네, 혹은 커뮤니티에서만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베네핏 강조하기
앱의 기능만을 나열하기보다는 그 기능이 사용자에게 실제로 어떤 이점을 제공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사용자는 제품의 기능보다는 그 기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이점이나 보상에 관심이 있습니다. 특히 온보딩 후 나오는 첫 화면에서 스크롤 없이 보이는 화면(average fold)에 베네핏을 담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푸시 알림 개인화
사용자의 행동과 선호에 맞는 알림은 삭제율을 낮출 수 있습니다.
인앱 메시지 활용
마케팅 자동화 툴인 Braze의 연구에 따르면 인앱 메시지를 수신한 경우 131% 높은 인게이지먼트를 보였습니다. 거의 모든 앱 내 유저 여정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형태로 개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코스메틱 브랜드 세포라의 인앱 메시지 활용 모습입니다. 캠페인은 말레이시아 고객들을 상태로 설 연휴 동안 '앙파오스'라는 빨간색 봉투를 시각화하는 이벤트를 펼쳤습니다. 선물을 확인한 고객들에게 실시간으로 개인 정보를 입력한 뒤 프로필에 추가할 수 있는 인앱메시지를 발송한 것입니다. 이후 캠페인 대상인 고객이 132% 더 많이 구매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앱 제거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용자 경험과 기술적 측면 모두 고려해야 합니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간다는 마음으로 온보딩 과정, 적절한 알림 전략, 기능 나열이 아닌 베네핏 같은 측면을 살펴본다면 분명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