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비법 4
아기가 처음 “아빠”라고 했을 때 감동은 당시에는 대단할 수 있지만 평생 남을지는 모르겠다. 아기는 태어나서 수 만 번을 속으로 되뇌며 준비했다가 아빠라는 단어를 내뱉는다는 속설이 있다. 사실이라면 조금 더 크게 화답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색소폰 기법 중 아기가 "아빠"라고 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 있는데, 텅잉(tonguing)’이다. 음과 음의 사이를 혀로 나누는 것으로 ‘혀 사용’으로 생각하면 된다.
아기가 ‘아아 아아’라고 원시 언어처럼 신호를 보내다가 드디어 ‘아’와 ‘빠’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처럼 음과 음 사이를 선명하게 구분하는 기법이다.
가르치는 사람에 따라서 수강생이 배우기 쉬운 기법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동호인이 정확히 알지 못함은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 아이가 사서삼경을 읽어요” “아쉽다면 발음이 부정확해서 내용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네요”
색소폰을 잘 분다고 하면서, 가장 기초적인 혀 사용법을 모르는 것이 이와 같다고 생각했다.
재즈 애드리브와 현란한 기교도 가능한데, 음과 음 사이의 구분이 부정확해서 좋은 연주라고 하기에는 많이 아쉬운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텅잉 지도에 탁월한 강사는 혀의 위치나 움직임에 집착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겨우 몸을 뒤집은 아기에게 “아빠 해봐” “엄마 해봐"는 적잖은 스트레스이듯, 혀의 위치나 각도 그리고 움직이는 방향에 대한 강조는 자연스러운 습득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파리에서 큰 아이를 키웠다. 17개월까지 걷지 않으려고 했다.(못해서라기 보다는 카펫 바닥에 곧게 서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 같다)
엄마는 다른 아이는 뛴다며 아이가 바보가 아닌지 걱정했다. 더 그런 이유는 별을 논지라고 하고 아이스크림은 엉티, 원숭이는 연고지라는 자신만의 언어로 사물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스물일곱 살이 된 큰딸 아이는 말도 완벽하게 하고. 잘 걷는다. 평생 말하고 걸을 것을 뭐가 그렇게 조급했나 싶다.
다행스럽게 18개월에 넘치는 힘으로 리틀타익스 조랑말을 앞뒤로 흔들며 타다가 한 바퀴 회전하는 괴력으로 엄마의 걱정도 날려버렸다.
세월이 모든 것을 완성하면 좋으련만, 색소폰의 텅잉은 쉽게 터득하지 못하면 평생 알듯 말듯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아쉬운 연주를 남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쉽게 터득할까?
아기가 무수히 반복하듯 아빠를 되뇌듯 연습하면 될까?
몇 가지 좋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유능한 강사를 만나서 지도를 받는 것이다.
둘째는 이상적인 텅잉 샘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다. 주삿바늘과 주사액 그리고 그 양의 조절을 통한 스타카토와 메조 스타카토, 테누토 그리고 레가토와 슬러를 구별하는 강의를 들으면 된다.
세 번째 방법을 다음 시간에 들려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