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조직> 원제는 What you do is who you are인데 개인적으로는 한글 제목보다는 원제가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더 글의 내용을 잘 반영했다.
어찌 되었건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으로서 기억해두고 실천해야 할 만한 내용들이 많았는데. 이를 요약하면
창업자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고, 포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본인의 생각을 말하며, 미팅 시간에 늦지 않고 딴짓을 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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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마크 앤드리슨과 공동으로 벤처캐피털 회사인 앤드리슨 호르위츠를 창업했을 때 내가 우리 문화에 반드시 주입하고 싶었던 덕목이 하나 있었다. 바로 기업가에 대한 존중이었다. 벤처캐피털의 생존 여부는 기업가들에게 달렸고, 고로 나는 우리 문화가 그 역학 관계를 깊이 반영하기를 바랐다. 그런데 벤처캐피털 세상에는 고질적인 시스템상의 문제가 있었다. 기업가들이 벤처캐피털에게 투자를 요청하는 '을'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벤처캐피털은 자신들이 우위에 있고 결정권을 행사하는 '갑'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도 많은 벤처캐피털들이 그렇게 행동했다.
나는 기업가들을 존중하는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사무라이 접근법을 선택했다. 먼저 기업가들에 대한 존중의 개념을 아주 상세히 정의했고, 그런 다음 그것이 무슨 뜻이 아닌지를 콕 집어 설명했다.
"우리는 일상이 치열한 전쟁 같은 기업가의 길을 존중하고 기업가가 없으면 우리 회사의 존재 기반도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기업가들을 만날 때 우리는 언제나 정시에 도착하고 가령 투자 거절같이 비록 나쁜 소식일지라도 그들에게 실질적인 피드백을 시기적절하게 제공한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관점을 견지하고 성공 여부를 떠나 기업가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고 믿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특정 기업가나 스타트업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는다. 우리 회사에서 그런 행동은 해고 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기업가들을 존중한다고 해서 그들을 영원히 CEO 자리에 앉혀둔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스타트업에게 의무가 있지 창업자 개인에게 의무가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만약 창업자가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할 능력이 없다면 그는 CEO 자리를 계속 유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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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상처를 주더라도 우리는 있는 그대로 진실을 말한다. 우리는 기업가, 유한책임 사원, 파트너 등은 물론이고 우리 사이에서도 진실을 말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솔직하고 정직하다. 우리는 실질적인 정보를 숨기거나 절반의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에게 불편함을 주는 진실이라도 그리고 아무리 곤란한 결과를 맞게 되더라도 우리는 과할 정도로 진실만을 고집한다. 하지만 우리는 사람들의 감정을 다치게 하거나 사람들을 깍아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사소한 진실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진실을 말하는 것은 사람들의 부정적인 면이 아니라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 선한 목적은 그 수단 또한 선해야 한다는 말이 있듯 얼마나 딜리버리를 잘하느냐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같은 말도 싸가지 없게 말하면 제대로 전달할 수도 없고, 얻고 싶은 것을 얻을 수 없다.
이 행동 강령을 문화에 깊이 각인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는 존중이라는 무형의 가치가 아니라 '시간 엄수'라는 행동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기업가와의 회의에 지각하는 사람에게 1분당 10달러의 벌금을 물리는 파격적인 규칙을 도입했다. 벌금을 내지 않으려면 훈련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고, 결과적으로 우리 문화에 훌륭한 많은 습관이 깊이 뿌리내렸다. 예컨대 기업가와의 회의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면, 앞의 회의를 적절하게 계획해야 했다. 그리고 예정된 시간에 정확히 회의를 끝내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사안이 주어진 회의 시간 안에 완벽히 처리될 수 있도록 회의를 질서 정연하게 이끌어야 했다. 또한 회의 중에는 중요하지 않은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에 주의가 분산되지 말아야 했고, 심지어 자칫 회의의 흐름이 깨질까 화장실에 가는 시간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