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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드리 Aug 08. 2024

[여행] 비가 내리는 골드코스트

서퍼스파라다이스에 비가 내리네요. 금방 해가 쨍 뜰 테지요~!?

비가 내리는 골드코스트의 풍경입니다.

날씨에 요 며칠 비가 온다고 되어있긴 한데 호주가 워낙 넓다 보니 지역 편차도 크고 금방 구름이 지나가기도 하는 것 같네요. 겨울이라 그런지 바람이 부는 걸로 봐서 구름도 금방 사라질 것 같아요. 그래도 여기 와서 비다운 비를 처음 맞는 것 같아서 나름 의미 있는 아침입니다.

일기예보도 재미가 있는 게 호주 날씨를 보면 거대한 대륙은 쨍한데 딱 여기만 구름이 가득하거든요~ ㅎㅎ

골드코스트만 비구름이 뭉쳐있다니~ ㅎㅎ 너무 건조해서 습기를 좀 주고 가려나 봐요~

오늘이 8월 8일이니 도착한 7월 27일부터 벌써 열흘을 조금 넘게 골드코스트에 있었네요.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풍경들을 쉴 틈 없이 마주하고 있었나 봐요. 약간은 조급한 마음으로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고래를 연거푸 2번이나 마주해서 그런지 너무 바삐 보내며 스쳐갔던 것들에 대해 조금 천천히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 구름이 스쳐가는 걸 묵묵하게 기다려주는 것. 사람들이 우산을 들고 어디론가 바삐 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는 것. 조금이라도 비가 스쳐가며 촉촉하게 식물들을 적셔주고 금세 태양이 떠올라 주위가 환해짐을 느끼는 그 시간이 보통은 다른 생각하고 다른 걸 준비하느라 늘 잊어버리고 있던 순간이었던 듯싶어요.

긴 한 달 살기의 휴가인 만큼 가장 중요한 건 쉼 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쉰다는 게 뭘까. 인생을 온전하게 잘 살아간다는 게 뭘까 하는 생각들.. 재미를 찾아가는 관점에서.. 인생의 한 순간이겠지만 살아내는 것이 아닌 잘 살아가는 것에 대한 방법과.. "돈을 벌어야 하니까.."라는 변명 그 이상의 뭔가를 바라는 우리는 당연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일 테니까요.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하루를 뒤돌아볼 시간도.. 가끔 멈추어서 그림자가 따라올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는 것도.. 그게 꼭 뭔가 답이 없더라도 한숨, 한걸음의 속도를 조금 늦추어도 그렇게 많이 손해 볼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드는 순간.. 지금이 딱 그 순간인 것 같다는..


호주라서.. 골드코스트 세계적 휴양지라서.. 그저 연달아 돌고래며 고래의 멋진 외침을 들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지만.. 열심히 앞만 보고 뛰어왔던 지난날의 나에게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그럴지도 모르고요.


바다가 보여서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저 멀리 구름이 벌써 조금씩 흩어지며 태양 빛이 바다를 향해 반짝이고 있으니까요. 우리도 어딘가에서 조금은 반짝이고 있음을 아는 것이.. 짧고도 긴 삶의 한 순간에 전체의 의미를 찾는 깨달음일 수도 있고요.


가끔은 해야 해서가 아니라 하고 싶어서. 뭔가 그래도 되니까 해보는 뭐 그런 걸 해보는 삶을 살고 싶네요. 얼마나 자유로운 가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걸 얼마나 하는가가 아닐까.. 하루 온종일 뭔가 해야 해서 하는 일들보다 내가 갑자기 재미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뭔가가 생각나서 한다면.. 그런 일들이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은 나 스스로가 즐거울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시간을 내게 부여할 수 있다면 어떨까..


아니 어떨까 가 아니라 그래야겠다. 여유도 찾고 나도 찾아야겠다! 당장! 지금처럼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고 휴식도 취하고 졸리면 자고.. 지치면 좀 멈춰 서서 쉬자... 안될 거 없잖아~


아침에 아이를 캠프에 보내고 여유가 되니 바다가 눈에 들어온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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