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실 밖이 궁금해

비루코 23화

by 비루코집사
펫23.jpg

아깽이들 눈이 본래의 크기로 다 떠지자

왜 사람들이 아깽이한테 그렇게 비명을 질러대는지

알 것 같았다.

귀요미의 극치.

고슴도치같이 다 뻐친 털들, 우주를 닮은 심연의 눈빛, 분홍젤리,

귀요미의 정석인 몸보다 큰 머리 등등

보고만 있어도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지고 행복해지는

마법같은 존재들.


반면 아깽이들은 눈이 다 보이자 봉인되어 있던 똥꼬발랄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산실에 아깽이 한마리가 보이지 않았다.

철렁 가슴이 내려앉았다.

겁이 많은 아이들이라 산실밖으로 나갈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게다가 나가더라도 산실 주변에만 머물 줄 알았다.

쉽게 발견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찾기가 어려웠다.

너무 작은게 문제 였다.

너무 작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

얼마든지 들어갈 수 있었다.

비쥬와 나는 한참을 멘붕인 채로 산실주변을 넘어

집안 이곳저곳을 찾아 헤맸다.

상식적인 것을 넘어 상상력이 필요할 때였다.


한참을 찾다가 드디어 아깽이를 발견했다.

산실 밖을 나온 아깽이는 눈 앞에 펼쳐진 광활한 장판으로

쭉 나아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뺑글 돌아서 안방 깊숙한 곳에 있는 드레스룸으로 기어들어가

이불장과 행거 사이에서 발견됐다.

분명히 아까 살펴본 곳인데 까만 아이다보니 쉽게 지나치고 말았다.


목덜미를 잡고 다시 산실 안에 넣어 주었다.

아깽이들은 아직 발바닥을 지지할 힘이 없어서 쭉쭉 미끄러지며 걷는다.

그 모습이 마치 네 발에 롤러스케이트를 신고 어기적 걷는것만 같다.

지지하는 힘이 없으니 다리도 부들부들 떨리고

그 떨리는 몸을 쥐꼬리 같이 짧은 꼬리가 안테나 역할을 하며 중심을 잡아준다.

그렇게 해서 가는 속도는 달팽이의 그것과 비슷하다.

그런 걸음으로 도대체 언제 드레스룸까지 갔을까.

꼭 사람 아이 키우는 것 같다.

그런데도 사랑스럽다.


내일은 또 어떤 똥꼬발랄한 일들을 벌일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아깽이 눈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