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와 생활
올해도 기상청이 예보한 대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무더위에 무탈하게 지내시고 계신지요?
지난주에는 주중에 휴가를 내고 아이들과 대부도에 1박 2일로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따로 캠핑장비를 챙긴 것은 아니고, 캠핑카를 빌려 다녀왔습니다. 특히나 이번 여행은 집사람이 아직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와 아이들만 다녀온 첫 번째 여행이었습니다.
저희의 최종 목적지는 제가 사는 안양에서 가까운 대부도입니다. 둘째 아이가 밤에 엄마를 보고 싶다고 울면 언제든 다시 복귀할 수 있는 거리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캠핑카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층침대도 있고, 수영장도 함께 있는 곳으로 잡았습니다. 여자아이들이기 때문에 수영복을 갈아입히려면 워터파크보다는 수영장이 있는 캠핑카가 수월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지치지도 않았습니다. 수영장에서 물놀이도 3시간 동안 하였습니다. 물놀이 후 큰아이가 둘째 아이 목욕도 시켜줬습니다. 저는 그 사이 저녁 바비큐를 준비해 숯불에서 아이들과 고기와 마시멜로우도 구워먹었습니다. 그리고 유명한 강아지풀로 토끼도 만들었습니다.
다행히도 둘째는 엄마를 찾지않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는 사이 잠들어 버렸습니다. 아이들은 잘 때 가장 이쁜 것 같습니다. 아주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대부도로 들어가는 길은 크게 두 갈래가 있습니다. 대부도 북쪽으로 반월공단과 시화호를 거쳐 들어가는 길과 대부도 남쪽으로 전곡항과 탄도항을 거쳐 들어가는 길이 있습니다. 집에서는 북쪽 경로를 통해 가는 곳이 빠르게 나오나 저희는 남쪽 경로를 통해 탄도항으로 갔습니다.
탄도항 앞에는 누에섬(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 17-156)이라는 작은 섬이 있습니다. 누에섬은 인근의 제부도와 마찬가지로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에 따라 바닷길이 생깁니다. 그래서 썰물 때는 누에섬까지 걸어갈 수 있습니다. 대부도 남쪽 코스를 선택한 첫 번째 이유입니다.
https://www.badatime.com/157.html
물때를 맞추어 저희는 시원하게 열린 바닷길을 킥보드를 타고 갔습니다. 중간에는 풍력발전기 3개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 날은 바람이 많지 않아 날개(블레이드)가 시원하게 돌아가지는 않았으나, 가까이 갈수록 소리는 무섭게 까지 크게 났습니다.
아이들에게 풍력 발전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주면서 첫 번째 풍력발전기까지 갔습니다. 직접 풍력발전기 앞까지 가서 아이들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래 오른쪽 사진을 보시면 타워 밑에 조그마한 사람이 있습니다. 아이들 입니다^^ 어마어마한 크기에 아이들이 놀랐습니다. 대부도 남쪽 코스를 선택한 두 번째 이유입니다.
너무 더워 안쪽에 있는 누에섬과 등대 전망대까지는 가지 못하고, 첫 번째 풍력발전기에서 킥보드를 돌렸습니다. 그리고 찾아간 곳이 <안산어촌민속박물관(경기 안산시 단원구 대부황금로 7)>입니다. 안산어촌민속발물관에서는 안산지역 갯벌 생태와 어촌민들의 삶에 대해 전시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3D 갯벌 친구들>을 색칠하면 스크린에 보여주는 증강현실 코너도 있습니다. 특히나 이렇게 무더운 날 더위를 잠시 쉬는 데도 좋았습니다. 대부도 남쪽 코스를 선택한 세 번째 이유입니다.
앞서 누에섬 바닷길의 풍력발전기를 이야기 하면서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날개가 시원하게 돌아가지 않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떤 날은 풍력발전기 날개가 잘 돌아가고, 어떤 날은 잘 돌아가지 않으면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사용하는 사람은 재생에너지에만 100% 의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때 나오는 개념이 재생에너지 안정성(stability)입니다. 즉,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의 변동이 적고 안정적으로 지속 들어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풍력발전의 경우는 겨울철(11~2월)에 하루 평균 발전시간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별로 풍력은 12월에 7.85시간/일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11~4월까지는 6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으나, 6~7월에는 4시간/일 미만으로 급감하였습니다. 그리고 풍력발전은 4계절 균질한 바람이 부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발전 효율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태양광발전은 발전량의 월간 변동성뿐 아니라, 일간 변동성까지 존재합니다. 봄철~여름철에는 태양의 남중고도가 높아 효율이 높으나, 겨울철에는 낮습니다. 또한, 여름철 태풍이나 장마철에 비가 오거나 흐릴 때, 그리고 겨울철에 눈이 태양광 패널에 쌓일 때는 효율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특히나 태양광발전은 낮 동안에는 효율이 높으나 밤에는 아예 발전이 불가능합니다.
그렇기에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풍부할 때는 잉여 전기를 저장해 두고, 발전량이 풍부하지 않을 때는 저장해두었던 전기를 사용하는 방식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즉, 재생에너지는 전기를 저장해둘 수 있는 배터리와 결합해야만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재생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이라고 합니다.
재생에너지의 안정성이 첫 번째 넘어야 할 벽입니다.
2020년 블룸버그 그린(Bloomberg Green)는 미국 와이오밍 주 캐스퍼(Casper) 지역에서 찍은 사진 하나가 보도합니다. 이 사진은 길이 90m 길이의 풍력발전기 날개(블레이드)를 3조각으로 잘라 땅에 매립하는 장면입니다.
Wind Turbine Blades Can’t Be Recycled, So They’re Piling Up in Landfills - Bloomberg
풍력발전은 그 특성상 바람이 많이 부는 지역에 설치되어야 효율이 높아집니다. 그렇기에 풍력발전기 날개는 강력한 바람이 불어도 90m의 긴 날개가 꺾이거나 찢기면 안됩니다.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고자 연구자들은 풍력발전 날개를 탄소섬유라는 강도가 높은 소재로 만듭니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인 풍력발전기의 날개는 탄소섬유로 만들어졌기에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재활용을 할 수 없기에 매립이 현재까지는 최선입니다. 역설적으로 에너지는 지속가능하나 원재료는 지속불가능합니다.
정부는 2017년에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이는 현재 전력발전량의 7.0% 수준인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20%까지 증가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이에 따르면 ‘17년의 1.2GW 정도의 풍력발전 설비가 ’30년에는 17.7GW로 14.75배 정도 규모가 증가해야 합니다.
풍력발전 설비의 수명을 20~30년으로 가정할 경우, 현재까지 설치된 풍력발전 폐블레이드는 20~30년부터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올 것이며, 재생에너지 비율이 확대할 경우 이 규모도 급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일부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블레이드 등 풍력 폐부품에 대해서는 별도로 폐기물 발생 현황을 집계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재생에너지 폐기물에 대한 처리기술을 개발이 두 번째 넘어야 할 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