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온라인 독서모임을 기획하다

by 자유로운 풀풀

시작은 사소한 느낌표였다.

혼자 책을 읽다가, 이곳저곳 온라인 독서모임을 기웃거렸고, 다시 혼자 책을 읽다가, 독서 모임을 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여러 독서모임을 기웃거리다가 마음을 접은 것은 '에너지가 딸려서'였다.

벽돌 책을 깨는 모임도, 일주일 한 권 지정 독서도, 새벽 독서도, 줌모임도 모두 버거웠다.

육아 일상에 작은 도움이 될만한 가벼운 책을 틈이 날 때 조금씩 읽고 나누는 정도.

딱 그만큼의 온도를 가진 독서모임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물론 적극적으로 찾아볼 에너지도 부족했다).


그럼 내가 만들어 봐?


함께 읽고는 싶은데, 내 입맛에 딱 맞는 독서모임 찾기가 어렵다면? 내가 만드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그럼에도 쉽사리 만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내가 뭐라고"에 딱 걸린 것이다.


변명은 많다.

난 인플루언서가 아니다.

난 독서지도사가 아니다.

난 온라인 인맥이 아주 협소하다.

난 육아 전문가가 아니다.

등등등.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누가 알고 찾아오겠어?"란 포기에 가까운 마음까지 들었다.


그럼에도 해야 할 이유는 딱 하나였다.

부담 없이 하고 싶으니까.


사람 안모이면 혼자라도 한다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모집 글을 적었다.

최대한 심플하게, 간결하게, 하고 싶은 말만 넣어서.

포스팅을 발행하고 다시 읽어보니, 너무 무미건조한 정보만 가득이라 삭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리고 24시간이 지난 지금.

애초에 다섯 명을 모집한다고 적었는데, 여섯 명이 모여 마감되었다.

언빌리버블!!!!!!!!!


모집 글을 보고 자발적으로 기꺼이 공유하여 홍보에 도와준 작가님과 인플님 덕분이었다.

얼마나 감사한지-.




첫 독서모임을 기획하며 깨달은 바가 크다.


먼저, 생각하고 있던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는 그다지 큰 힘이 들지 않는다는 것.

다음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도움은 흘러오고 흘러간다는 것.


독서모임 기획을 생각만 했을 때는 참 어렵게만 느껴졌다. 막상 '해야겠다' 마음먹고 실천에 옮기니, 생각했던 것보다 크게 어렵지 않았다. 머릿속에 뒤섞여있던 조각들을 제 자리에 맞춰 배열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독서모임 모집 포스팅을 누군가가 공유해 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하루 방문자 30명 정도인 개인 블로그에 누가 와서 보고 신청해줄까-하는 의심이 컸다. 생각지도 못한 분께서 포스팅을 공유해주셨고, 그 도움 덕에 하루 만에 인원이 모두 모이게 되었다. 공유의 힘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한 번 겪고 보니 너무나도 감사한 도움이다.


예상보다 훨씬 수월하고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이 상황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첫 독서모임은 어떤 모습으로 진행이 될까?

멋지게, 효과적으로 꾸려나가려고 애쓰지 않을 거다.

평소와 다름없이 책 한 장을 읽고, 느낌을 나누는 것에 충실할 것이다.


독서모임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순적하게 이루어진 것처럼.

독서모임의 시간 또한 함께하는 분들과의 인연으로 유유히 채워질 테니까.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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