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치토스를 좋아한다.

by 자유로운 풀풀

울적할 때, 심심할 때, 화가 날 때 치토스를 씹어 먹는다.

치토스는 그냥 먹는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치토스는 씹어먹어야 제맛이다.


치토스는 종류가 많다.

여러 가지 맛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맛은 '매콤 달콤한 맛'이다.

남편이 다른 종류의 치토스를 사 오면 서운한 마음이 들 정도다.


치토스는 봉지를 뜯는 소리부터가 일품이다.

빵빵한 질소 봉지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탁 뜯어낼 때는 상쾌함마저 느껴진다.


터진 봉지를 뚫고 올라오는 강렬한 향.

살짝 매운 듯 달달한 듯 한 그 향기는 침샘을 자극한다.


봉지에 손가락을 집어넣을 때는 봉지 안에 묻은 치토스 양념들이 손등에 묻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꿀팁이다.

손등에 묻은 찐득한 양념을 혓바닥으로 핥아먹기에는 모양새가 별로니까.


가벼운 손놀림으로 치토스 한 개를 입 안에 넣는다.

혀 끝에서 매콤 달콤한 인공감미료들이 축포를 터뜨린다.


와사삭!

매콤 달콤한 맛 치토스 과자의 겉면에 도포된 도톰한 양념들은 치아에 닿는 순간 푹신하게 느껴진다. 0.001초의 찰나에 느껴지는 식감이다.

곧이어 윗니와 아랫니 사이에서 치토스는 바삭하게 파스라진다.

순식간에 가루가 되어 입천장과 혓바닥 전체에 퍼지는 치토스의 감각은 손가락을 과자봉지 속으로 황급히 밀어 넣게 만든다.


우울했던 마음은 어디로 갔나.

무료함은 어디로 지나갔나.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화는 언제 사그라들었나.

치토스는 묵은 감정 찌끄래기들까지 과감하게 박살 내어버린다.




매일 한 봉지씩 먹던 과자를 끊은 지 6일째 되는 날이다.


입으로는 치토스를 먹을 수가 없어서,

손가락으로 치토스를 만들어 먹는다.


새벽 한 시.

자판 끝에서 치토스가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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