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강습 시간, 가벼운 스트레칭에도 곡소리를 내는 기혼 여성들. 직원 산행 시간에 헉헉 거리며 더는 못 가겠다고 뻗어버리는 직장 동료들. 하루가 다르게 몸이 무겁다고 토로하는 선배들. 그다지 마른 몸도 아니었고, 탁월한 운동 실력을 자랑하는 것도 아닌 내게 "어쩜 그렇게 몸이 가볍냐"라고 던지는 말들. 퇴근 후, 잠시 짬을 내어 30분~1시간 정도 몸을 움직이는 것 말곤 하는 게 없다는 내게 "그게 부지런한 거"라고 혀를 내두르던 사람들. 나는 참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쌍둥이 두 딸이 다섯 살이 되었고, 난 완벽한 30대 후반의 여성이 되었다. 중반도 아닌 후반.
아이들 세 살 무렵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버틸만했다. 아이들이 48개월을 지나고, 다섯 살 여름을 맞이하자 내 몸이 삐그덕거리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피곤하면 느껴지던 사인들이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묵직하게 내리누른다. 오른쪽 날개뼈 사이가 빠질 듯 아프고, 골반뼈가 삐끄덕거린다. 무릎뼈가 어긋나는 느낌에 팔꿈치 관절까지 드득거리며 꺾인다. 두 아이를 안고 업는 세월 동안 굵어진 몸통과 뼈마디와는 별개로 온 몸의 근육과 관절들이 고통을 호소했다. 글이라도 좀 써보려고 식탁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펼치면, 내리꽂는 어깨 통증에 이를 악 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나는 결심했다.
잘 살려면, 운동을 해야겠다!
먼저, 집 안에서 가능한 운동을 생각했다.
홈트레이닝 20분.
요가 20분.
스트레칭 20분.
에어로빅 20분.
의지박약인가, 끈기가 부족한 것인가.
꾸준히 하려면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집구석에서 혼자 하는 운동은 흥이 안 났다. 신나게 흔들어대던 에어로빅도 3일째가 되면 지루했다. 일주일 한 두 번 하게 되는 집 안 운동은 해도 하는 것 같지 않고, 늘 비슷하게만 움직이는 것 같았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다.
단지 내 헬스장을 갔다.
이전 같으면 살을 빼기 위해 러닝머신 위에서 40분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근육을 쓰는 것! 가벼운 스트레칭과 걷기로 몸에 열을 좀 올린 후, 난 기구 운동으로 들어갔다. 중량을 5kg으로 맞추고, 기구의 위치를 몸 사이즈에 조절한 뒤 12개씩 두 세트를 채웠다. 가볍게 느껴지는 기구들은 10kg으로 증량하여 근육의 쓰임에 맞추어 움직였다. 배에 긴장감을 주고, 기구를 들어 올렸다 내릴 때 느껴지는 근육의 움직임을 느꼈다. 우오오, 이거다! 나는 자세와 호흡에 집중했다. 적당한 무게감으로 받쳐주는 기구 덕분에 뒤틀렸던 근육들이 올바르게 움직였다. 반듯하게 구부렸다 펼쳐지는 느낌이 끝내줬다.
나는 운동의 목적과 방법을 바꾸었다.
과거처럼 '미'에 목적을 두고 '완벽한 운동법'에 초점을 맞추었다간 3일 만에 나가떨어져 버리기 십상이다. 이제는 '건강'에 목적을 두고 '무리하지 않는 운동법'에 중점을 두었다. 가늘고 꾸준히 몸을 다스리며 살아가기로 결심한 것이다.
헬스장만이 답이냐고?
아니다. 육아맘은 융통성 있는 운동을 추구해야 한다. 홈트와 헬스장, 산책, 댄스, 스트레칭 등을 적절히 믹스하여, '하루 20분 움직이기'에 초점을 맞추어 수월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홈트에 익숙해지면, 헬스장과 운동장을 병행한다. 어떤 날은 가볍게 운동장을 걷고, 마음이 허락되는 날은 헬스장으로 가서 기구를 움직여본다. '한 달 회원권을 끊었으니, 주 5회는 가야 한다'는 강박은 버린다. 주 1~2회 가벼운 마음으로 헬스장을 방문한다. 적절한 기구를 들어 올리며 바른 움직임을 몸에 익힌다. 그거면 충분하다.
하루 20분을 꼭 채워야 하는 거냐고?
아니다. 20분이 길면, 10분씩 두 번. 10분도 길면 5분씩 세 번. 잘게 쪼개어 목표치를 낮추어 운동 진입 장벽을 무너뜨려야 한다. '적어도 30분 이상은 해줘야'라는 격렬한 목표는 일찌감치 던져버리는 것이 낫다. 목표였던 10분을 넘기고 13분을 채운 나를 칭찬하고, 목표였던 20분을 넘기고 25분을 채운 나를 추켜세워야 한다. 그렇게 조금씩 나의 몸을 어르고 달래며 가늘고 길게 가는 것이다.
육아에 집중하다 보면, 나의 몸 따위는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퇴근 없는 육아와 집안일의 연속적인 흐름 안에, '운동'이라는 특별한 활동을 집어넣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쉽지 않은 것'을 '쉽게 해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소한 움직임으로 굳어버린 몸을 살살 풀어내야 한다. 쓰지 않던 근육을 새로운 방향으로 움직여 몸에 기름칠을 해 주어야 한다.
쌍둥이 엄마, 운동 가자. 뭐든 움직여보자.
'만사 제쳐놓고 20분 동안 움직이는 용기'가 1년 뒤 그대의 몸을 더 가벼웁게 만들어 줄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