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urosis and Human Growth(pp. 187-201)
자부심 체계의 상반되는 측면들 가운데 어느 하나를 영구적으로 억압하거나 아예 그러한 내적 갈등으로부터 철수하는 전략을 취함으로써 자기가 분열되는 것을 막게 된다고 봅니다. 억압의 예로서 expansive solution과 self-effacing solution이 제시되고 철수의 예로서 resignation을 들고 있습니다. 각각의 일종의 성격 유형이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고 보는 듯합니다.
이번 장에서는 expansive solution을 설명합니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항상 남보다 우위에 있어야 하고 스스로가 지닌 결점이나 약점을 볼 수 없는 성격 유형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같은 expansive solution 유형이라 하더라도 1. 삶을 즐기고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 감정을 지닐 수 있는 정도와 2. 스스로의 불완전함을 자각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그 양상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pansive type은 다시 세 가지로 나뉩니다. 자기애(narcissistic) 유형, 완벽주의(perfectionistic) 유형, 오만한 앙심(arrogant-vindictive) 유형 type 입니다. 자기애 유형은 이상화된 자기 이미지를 자신으로 믿고 늘 다른 사람의 칭송을 받아야 합니다. 이러한 자기애적 특성에도 정도 차이가 있겠으나 심할 경우 직업적/대인관계적으로 손상이 불가피합니다. 책에 나온 이야기는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칭송을 받는 데 반복적으로 실패하게 되는 경우 자존감을 상실하게 되고, 외부로부터의 비판이나 굴욕적인 경험이 반복될 시 부인해 오던 자기혐오에 직면하며 자살 시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완벽주의는 우월함뿐만 아니라 통제감을 유지하는 수단입니다. 자기애 유형처럼 노골적으로 드러나진 않겠으나 완벽과 탁월을 추구함으로써 다른 사람보다 우위에 있고자 하며, 스스로의 엄격한 도덕적 기준을 타인에게도 적용하며 그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타인을 폄하하기 쉽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높은 기준에 맞게 세상을 통제하려 하지만 스스로의 결점이나 실패를 인식하게 되거나 내면의 상반되는 당위들이 충돌하게 되는 경우 취약해지기 쉽습니다.
세 번째는 오만한 앙심 유형입니다. 이 유형은 읽으면서 그 역동이 이해가 잘 안 됐습니다. 모비딕의 Ahab 선장을 예로 들고 있는데 소설을 보지 않아서 그려지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다른 사람을 경멸함으로써 힘의 우위를 점한 데 따른 만족감을 느끼는 측면은 가학적이라 할 만합니다. 호나이는 가학의 결정적 동인이 복수심이라고 설명해 놓았는데, 사소한 상처도 차곡차곡 모아두며 절대 잊지 않음으로써 복수를 정당화한다는 부분이 MMPI-2에서 AGGR과 Pa(특히 Pa2 소척도)의 동시 상승을 떠올리게 하네요. 이러한 공격성이 이들 성격의 핵심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유약해지는 것, 특히 다른 사람에 대한 연민을 느끼는 것은 이들에게 가능하지 않겠다 싶고요. 심리치료 장면에서도 치료자를 패배(defeat)시키는 것이 치료의 진전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