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urosis and Human Growth(pp. 102-117)
103쪽부터 신경증적 자부심에 상처를 입었을 때 나타나는 세 가지 반응 유형(revenge, losing interest in all situations or people who in some way hurt this pride, denial)을 설명하면서 어느 유형이든 자기에 대한 책임을 거부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고 보네요.
자기에 대한 책임을 거부할 때 표면적으로는 스스로에 대한 객관적 반성을 하는 것처럼 보여도 지적인 이해에 지나지 않으며 심지어 그런 '객관적 반성'을 자부심 고양에 동원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부분(106쪽 첫 번째 문단)에서 호나이의 예리함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세핀님이 얘기했듯이 신경증 환자가 어떤 양상을 보이기 쉬운지 많은 경우의 수를 지녔고 물샐 틈이 없네요.
신경증적 자부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되면 자기가 분열될 수도 있기 때문에 생존의 차원에서 이러한 노력을 이해하는 것이 치료적으로 도움이 되겠고, 상처 입지 않으려고 애쓰다 보니 일상의 제약이 커지고 실패할 수 있을 만한 일은 시도하지 않게 되면서 미래 가능성마저 차단된다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그에 더해, 신경증적 자부심에 내포된 높은 기준으로 real self/actual being을 판단하기 때문에 자기혐오/자기경멸에 빠지기 쉽다고 말하면서 SELF-HATE AND SELF-CONTEMPT 챕터로 넘어갑니다.
신경증적 자부심이 이상화된 자기상을 유지하고자 아무리 애써도 인간으로서의 근본 한계를 지닌 real self를 완전히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기혐오/자기경멸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이것에 대해 호나이는 pride system과 real self 간의 핵심 내적 갈등(central inner conflict)이라고 지칭합니다. 서로 다른 강박적 충동 간의 갈등을 neurotic conflict라고 지칭하여 핵심 내적 갈등과 구분하는 것 같고요.
호나이의 설명이 꼭 병리적 자기애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취약한 자기를 과잉보상하기 위한 거대자기에 관한 설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극과 극은 언제나 연결돼 있어 보이고, 특히 자기혐오가 self-glorification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self-glorification을 지속하는 요인이라는 설명이 눈에 들어오네요(114쪽 마지막 문단).
자기혐오를 자각하는 정도에는 차이가 있고 자각을 전혀 하지 못 하는 사람에서부터 자기비난/죄책감을 강하게 표현하는 사람까지 다양한데, 후자의 경우에도 자기비난/죄책감을 높은 도덕적 민감성의 근거로 삼는 식으로 신경증적 자부심을 고양하려 하기 때문에 진정한 자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다음 주에는 자기혐오의 여섯가지 표현형을 하나하나 읽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