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 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_
술에 취한 밤 몽롱한 손끝으로 썼다 지울 11개의 번호가 있다는 것.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머리 속에 미지근한 바람이 불어올 무언가 있다는 것.
담겨있는 것 만으로도 때때로 마음 한 구석이 찌릿 하게 저려올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차가운 하얀 입김 사이로 흩어지는 따뜻했던 형상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워 할 누군가가 있다는 건,
그런 것이다.
그렇게 어느 한 구석이 간지러운 그 느낌이 싫지 않아, 자꾸만 그리운 누군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까.
그리움이 그리워 자꾸만 그리워 한다.